【 신토불이 우리문학 194 】
단발
이상
책소개
〈단발(斷髮)〉은 1939년 4월 《조선문학》에 발표된 이상의 단편소설이다.
그는 쓸데없이 자기가 애정의 거자인 것을 자랑하려 들었고 또 그러지 않고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공연히 그는 서먹서먹하게 굴었다. 이렇게 함으로 자기의 불행에 고귀한 탈을 씌워 놓고 늘 인생에 한눈을 팔자는 것이었다.
이런 그가 한 소녀와 천변을 걸어가다가 그만 잘못해서 그의 소녀에게 대한 애욕을 지껄여 버리고 말았다. ─ 〈단발〉 본문 중에서
나는 오랫동안 ‘세월’이라는 관념을 망각해 왔소. 이번에 참 한참만에 느끼는 ‘세월’이 퍽 슬펐소.
모든 일이 ‘세월’의 마음으로부터의 접대에 늘 우리들은 다 조신하게 제 부서에 나아가야 하지 않나 생각하오.
흥분하지 말어요. 아무쪼록 이제부터는 내게 괄목하면서 나를 믿어 주기 바라오. ─ 〈단발〉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이상(李箱, 1910~1937)
본관은 강릉(江陵). 본명은 김해경(金海卿)으로, 이상(李箱)은 그의 필명이다.
1910년 9월 23일, 서울에서 태어나 1913년 몰락한 양반인 백부의 집으로 입양되어 성장했다.
1929년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조선총독부에서 건축기사로 복무하였다.
1930년 조선총독부에서 발간하던 잡지 《조선》에 장편소설 〈12월 12일〉을 9회에 걸쳐 연재하며 문학계에 데뷔했다.
1934년 《조선중앙일보》에 연재한 그의 대표시 〈오감도(烏瞰圖)〉는 독자들의 거센 반발로 인해 15회만에 연재를 중단했다.
1936년 6월 변동림과 결혼하고, 그해 6월 《중앙》에 단편소설 〈지주회시(鼅鼄會豕)〉, 9월 《조광》에 〈날개〉, 12월 《여성(女性)》에 〈봉별기(逢別記)〉 등을 발표했다.
1937년 4월 17일 새벽 4시 일본 동경제국대학 부속 병원에서 26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폐결핵으로 숨을 거두고 말았다.
대표작으로는 시 〈오감도〉와 단편 〈날개〉, 〈지주회시〉, 〈봉별기〉, 〈종생기(終生記)〉(1937) 등이 있고, 장편으로 〈12월 12일〉이 있다. 수필로는 〈산촌여정(山村餘情)〉(1935), 〈권태(倦怠)〉(1937)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