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토불이 우리문학 173 】
모우지도(慕牛之圖)
이무영
책소개
〈모우지도(慕牛之圖)〉는 1942년 9월 《춘추》에 수록된 이무영의 단편소설이다.
첨지 처는 순간 깨벌레를 잡아 죽이던 때의 자기 남편의 그 끔찍한 얼굴을 상상해보자, 아무리 계집애라고는 하지마는 자기 피를 받은 자식한테 입에 못 담을 말을 쓰는 것이 끔찍스러웠다.
“넌두 어미 아빌 잘못 태나서 갖은 천대 다 받는구나. 너두 부잣집에나 태어났던들 금이야 옥이야 길리워서 갖은 호강을 다 누릴걸…….” ─ 〈모우지도〉 본문 중에서
첨지가 신주보다도 더 위하는 소가 며칠 전부터 죽을 안 먹더니 간밤부터는 거품만 부걱부걱 뱉고 사뭇 누워서만 배긴다.
복순이가 시름시름 초학처럼 이른 봄부터 앓기 시작해서 달장간이나 잔병을 치른 끝에 다시 열이 나기 시작하더니 열병처럼 열이 내리지를 않는다.
그 어린것이 하도 못 견디어해서 약 첩이나 지어오라고 그렇게 성화처럼 졸라도 되레 울부라리기만 하던 첨지가 소가 병이 드니까 눈이 뒤집혀서 나댄다. ─ 〈모우지도〉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이무영(李無影, 1908~1960)
본명은 이갑용(李甲龍), 아명은 이용구(李龍九)이며, 무영(無影)은 그의 필명이다.
1908년 지금의 충청북도 음성군에서 태어나, 1913년 지금의 충주시 신니면 용원리로 이주하여, 1920년 용명(龍明)학교 졸업 후, 서울로 올라와, 휘문고등보통학교에 입학했다.
1925년 휘문고등보통학교를 중퇴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세이조(成城) 중학교에 입학했으나 결국 중퇴하고 귀국했다.
1926년 소설 〈의지할 곳 없는 청춘〉을 발표하며 등단하였다.
1931년에는 극예술연구회에, 1933년 순문학을 추구하는 구인회에 동인으로 참가하였다.
1932년 《동아일보》에 〈지축을 돌리는 사람들〉을 연재하면서부터 작가로서의 지위를 굳혔다.
1939년 〈제1과 제1장〉, 1940년에 〈흙의 노예〉를 발표하면서, 이 시기부터 한국 농민 문학, 농촌 소설의 선구자로 불렸다.
1943년에는 친일 소설 〈토룡〉과 〈향가〉 등을 발표했다.
해방 후, 6.25 전쟁 때에는 염상섭, 윤백남과 함께 대한민국 해군의 정훈장교로 복무하기도 했다.
1960년 4월 21일 뇌일혈로 숨졌다.
대표작으로는 단편 〈제1과 제1장〉, 〈흙의 노예〉 등이 있고, 장편 〈의지할 곳 없는 청춘〉, 〈폐허〉, 〈먼동이 틀 때〉, 〈농민〉 등이 있다. 희곡으로는 〈팔각정 있는 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