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토불이 우리문학 169 】
17원 50전
나도향
책소개
〈17원 50전(십칠 원 오십 전)〉은 1923년 1월 《개벽》에 발표된 나도향의 단편소설이다.
사랑하시는 C선생님께 어린 심정에서 때 없이 솟아오르는 끝없는 느낌의 한 마디를 올리나이다.
시간이란 시내가 흐르는 대로 우리 인생은 그 위에서 뱃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늙은이나 젊은이나, 마음 아픈 이나 가슴 쓰린 이나, 행복의 송가를 높이 외는 이나 성공의 구가를 길게 부르짖는 사람이나, 이 시간이란 시내에서 뱃놀이하지 않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 〈17원 50전〉 본문 중에서
아아! 선생님, 불구자의 모녀의 생활은 참으로 눈으로 볼 수 없는, 생각할 수 없게 불쌍하고 참담합니다.
그의 물질적 생활은 이 세상에서 제일 비참합니다. 그는 남의 집 곁방에서 바느질품으로 그날그날의 생활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그 불쌍한 불구자를 찾아왔습니다. 문을 들어서며 기침을 두어 번 하였습니다.
그러나 웬일인지 그전에는 반드시 반가이 맞아 주던 그 불구의 여성! 오늘은 그의 그림자를 볼 수가 없었습니다. ─ 〈17원 50전〉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나도향(羅稻香, 1902~1926)
본명은 나경손(羅慶孫), 필명은 빈(彬)이며, 도향은 호이다.
1902년 3월 30일 서울에서 태어나, 1917년 공옥학교(攻玉學校)를 거쳐, 1919년 배재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였다.
같은 해 경성의학전문학교에 다니다가 문학에 뜻을 두고 할아버지 몰래 일본으로 건너갔지만 학비를 마련할 길이 없어 곧 귀국하였다.
1921년 『배재학보』에 「출향」을 발표하고, 뒤이어 『신민공론』에 단편 「추억」을 발표하면서 문필 활동을 시작했다.
1922년 『백조(白潮)』의 동인으로 참여하여 창간호에 「젊은이의 시절」을 발표하면서 작가 생활을 시작하였다.
1926년 8월 26일 폐병으로 인해 24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했다.
대표작으로는 《물레방아》, 《뽕》, 《벙어리 삼룡이》, 《별을 안거든 울지나 말걸》 등이 있는데, 민중들의 슬프고 비참한 삶에 초점을 맞춘 작품들이다. 작품들 중 《물레방아》, 《벙어리 삼룡이》, 《뽕》은 영화로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