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토불이 우리문학 185 】
해 뜨는 지평선
현진건
책소개
〈해 뜨는 지평선〉은 1927년 1월부터 3월까지 《조선문단》에 연재된 현진건의 단편소설이다.
××제사회사 사장 박병래(朴秉來) 씨의 부부 사이에는 여러 가지 로맨스가 많았다.
이만 석 가까이 추수를 하는 그는 제 손으로 그 회사를 맨들어 가지고 그곳에 사장 노릇을 할 뿐인가, ××중학교까지 단독으로 경영하며 역시 그 학교의 교주가 되었다.
이것만으로도 하잘것없는 우리 사회에는 그의 이름이 햇발과 같이 빛났다.
그만큼 그의 한 노릇이요 그에게 관련된 일이라면 옳고 그르고 할 것 없이 말 좋아하는 세상 사람의 입길에 오르고 나리었다. ─ 〈해 뜨는 지평선〉 본문 중에서
‘범인 김활해는 가정부원으로 판명’이란 큰 제목 아래 또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리었다.
한동안 세상의 주목을 끌던 ××회사 사장 박병래 씨를 첫날밤에 습격한 범인 김활해는 작 이일로 취조를 마치고 마츰내 일건 서류와 함께 검사국으로 넘기었는데 그는 경북 태생으로 일찍이 독립사상을 품고 작년 삼월에 삼일운동이 일어나자 각 방면으로 출몰하여 많은 활동을 하다가 그해 구월에 거미줄 같은 경계망을 벗어나 중국 상해로 건너가서 활동을 계속하던 중 이번에 군자금을 모집할 계획을 세우고 경성에 잠입하였다가 몇 번 박병래 씨를 방문하고 군자금 제공을 강청하였으나 종시 응하지 않으므로 필경 단도를 품고 결혼 당야에 박병래 씨를 습격한 것이라더라. ─ 〈해 뜨는 지평선〉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현진건(玄鎭健, 1900~1943)
본관은 연주 현씨(延州 玄氏), 호는 빙허(憑虛)이다.
대한제국과 일제강점기 조선(朝鮮)의 작가, 소설가 겸 언론인, 독립운동가.
1920년 11월 문예지 《개벽(開闢)》에 〈희생화(犧牲花)〉를 개재하면서 처음으로 문단에 이름을 올렸다.
1921년 1월 《개벽》에 단편 〈빈처〉, 11월에 다시 《개벽》에 단편 〈술 권하는 사회〉를 발표하였다.
1923년 《개벽》에 중편 〈지새는 안개〉와 《백조》에 단편 〈할머니의 죽음〉을 발표하고, 1924년 《개벽》에 단편 〈까막잡기〉와 〈운수 좋은 날〉을 발표하였다.
1925년 《개벽》에 단편 〈불〉과 《조선문단》에 단편 〈B사감과 러브레터〉를 발표하였다.
1943년 4월 25일 경성부 제기동의 자택에서 지병이었던 폐결핵과 장결핵으로 인해 향년 44세에 숨을 거둔다.
대표작으로는 단편소설 〈운수 좋은 날〉, 〈술 권하는 사회〉, 〈B사감과 러브레터〉 등과 장편소설 〈적도(赤道)〉 등이 있으며 20편의 단편소설과 7편의 중·장편소설을 남겼다.
그는 김동인·염상섭과 더불어 근대문학 초기 단편소설 양식을 개척하고 사실주의 문학의 기틀을 마련했다. 일제강점기 민족의 수난적 운명에 대한 객관적인 현실 묘사를 지향한 사실주의의 선구자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