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화 백동화

【 신토불이 우리문학 087 】

은화 백동화

나도향

 

책소개

〈은화 백동화〉는 1923년 1월 《동명》에 발표된 나도향의 단편소설이다.
손을 다 녹인 그 거지는 정거장에 나가려는지 가죽가방을 든 젊은 상인에게 가까이 가며 관성(慣性)에서 나오는 죽어가는 듯한 소리로,
“나으리, 한 푼만 적선합쇼. 날은 춥고 배는 고프고 큰일 났습니다.”
하며 허리를 굽실굽실하고 신음하는 소리를 한다. ─ 〈은화 백동화〉 본문 중에서
“얘, 너 같아서는 집안 망하겠다. 그래 어린 녀석이 무엇을 아까운 줄을 알아야지. 그리고 어른이 장만해 놓고 영업하는 것을 네 마음대로 해? 글쎄 그게 무슨 철없는 짓이냐. 무엇을 물어나 보지. 너 거지에게 좋은 일 해서 네게 무엇이 이로우냐. 엥, 참 기가 막혀 사람이 못 살겠네, 내 그놈의 깍쟁이 녀석 또다시 오거든 주둥이를 훑어서 내쫓을 터이야.” ─ 〈은화 백동화〉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나도향(羅稻香, 1902~1926)
본명은 나경손(羅慶孫), 필명은 빈(彬)이며, 도향은 호이다.
1902년 3월 30일 서울에서 태어나, 1917년 공옥학교(攻玉學校)를 거쳐, 1919년 배재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였다.
같은 해 경성의학전문학교에 다니다가 문학에 뜻을 두고 할아버지 몰래 일본으로 건너갔지만 학비를 마련할 길이 없어 곧 귀국하였다.
1921년 『배재학보』에 「출향」을 발표하고, 뒤이어 『신민공론』에 단편 「추억」을 발표하면서 문필 활동을 시작했다.
1922년 『백조(白潮)』의 동인으로 참여하여 창간호에 「젊은이의 시절」을 발표하면서 작가 생활을 시작하였다.
1926년 8월 26일 폐병으로 인해 24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했다.
대표작으로는 《물레방아》, 《뽕》, 《벙어리 삼룡이》, 《별을 안거든 울지나 말걸》 등이 있는데, 민중들의 슬프고 비참한 삶에 초점을 맞춘 작품들이다. 작품들 중 《물레방아》, 《벙어리 삼룡이》, 《뽕》은 영화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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