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토불이 우리문학 202 】
시골 노파
계용묵
책소개
〈시골 노파〉는 1941년 11월 《야담》에 발표된 계용묵의 단편소설이다.
그러다가 모습을 몰라보고 혹시 지나쳐 버리지는 않을까, 거의 20년 동안이나 못 뵈온 덕순 어머니라 정거장으로 마중을 나가면서도 나는 그게 자못 근심스러웠다.
그러나 급기야 차가 와 닿고 노도처럼 복도가 메여 쏟아져 나오는 그 인파 속에서도 조고마한 체구에 유난히 크다란 보퉁이를 이고 재바르게도 아장아장 걸어 나오는 한 사람의 노파를 보았을 때, 나는 그것이 덕순 어머니일 것을 대뜸 짐작해 냈다. ─ 〈시골 노파〉 본문 중에서
이래서 한번 물이 모자라면 일정하게 날마다 쓰는 물이라 날마다 그만큼씩은 물에 군색을 보게 되는 것이어서 밤에도 물 때문에 혼자 중얼거리는 것을 덕순 어머니도 듣고 앉았다가,
“늘 그래서야 거 어떡하갔슴마!”
하고 제 걱정같이 근심스러워하더니 그 발러 돌아갈 물을 채워 줄 궁리였던 모양이다. 그 정성에는 지극히 감복되는 데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노인의 손에 물 바케쓰를 그대로 둘 수가 없었다. ─ 〈시골 노파〉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계용묵(桂鎔默, 1904~1961)
본관은 수안(遂安), 아호는 우서(雨西)이며, 초명은 하태용(河泰鏞)이었다.
1904년 9월 8일 평안북도 선천에서 아버지 계항교(桂恒敎)와 아버지의 총각 시절 연인이었던 어머니 진주 하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출생 후, 외가의 호적에 올라 하태용(河泰鏞)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다가 이후 생부를 따라 귀향하면서 계용묵(桂鎔默)으로 불리게 되었다.
1911년 평안북도 선천 삼봉보통학교 입학을 하였으며 동교 4학년 재학 중이던 1914년 당시에 안정옥(5년 연상녀)과 결혼을 하였다.
1920년 《새소리》라는 소년 잡지에 〈글방이 깨어져〉라는 습작 소설을 발표하여 소설가로 처음 등단하였다.
1927년 《조선문단》에 〈상환〉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소설가로 활동하였다. 이후 〈최서방〉, 〈인두지주〉 등 현실적이고 경향적인 작품을 발표하였다.
1935년 《조선문단》에 인간의 애욕과 물욕을 그린 〈백치 아다다〉를 발표했다.
1961년 8월 9일 향년 56세로, 서울 성북구 정릉동 자택에서 위암으로 사망했다.
대표작으로 단편 소설 〈백치 아다다〉, 〈최서방〉, 〈병풍에 그린 닭이〉, 〈상아탑〉 등이 있으며, 대중들에게도 잘 알려진 수필 〈구두〉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