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적(散炙)

【 신토불이 우리문학 116 】

산적(散炙)

채만식

 

책소개

〈산적(散炙)〉은 1929년 12월 《별건곤》에 발표된 채만식의 단편소설이다.
종로 행랑 뒷골 어느 선술집이다.
바깥이 컴컴 어둡고 찬 바람끝이 귀때기를 꼬집어 떼는 듯이 추운 대신 술청 안은 불이 환하게 밝고 아늑한 게 뜨스하다.
드나드는 문 앞에서 보면 바로 왼편에 남대문만 한 솥을 둘이나 건 아궁이가 있고 그다음으로 술아범이 재판소의 판사 영감처럼 목로 위에 높직이 앉아 연해 술을 치고 그 옆에 가 조금 사이를 두고 안주장이 벌어져 있다. ─ 〈산적〉 본문 중에서
나는 그 삼십오 분과 사십 분을 기다리기가 정말 괴로웠다.
잊어버리고 누워서 책이나 볼까 하였으나 책이 밥그릇으로 보이고 국으로 보였다.
아무것도 없을 뱃속에서는 무엇인지 청승맞게 꼬르륵꼬르륵 소리가 나고 그럴 때마다 창자가 끊기는 것같이 속이 쓰렸다.
겨우겨우 어떻게 해서 한 삼사십 분 보낸 듯한데 여편네는 오지를 아니하였다. ─ 〈산적〉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채만식(蔡萬植, 1902~1950)
본관은 평강(平康)이며 호는 백릉(白菱), 채옹(采翁)이다.
일제강점기와 대한민국의 소설가, 극작가, 문학평론가, 수필가이다.
1924년 《조선문단》에 단편 〈새길로〉를 발표하며 등단하였다.
1934년 발표한 단편 〈레디메이드 인생〉은 대학교까지 공부하였지만 학력에 맞는 직업을 찾지 못한 지식인 실직자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그리고 있는 대표작 중 하나이다.
1936년부터는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기자직을 버리고 본격적인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1938년 역설적인 풍자 기법이 돋보이는 〈태평천하〉와 1930년대의 부조리한 사회상을 바라보는 냉소적 시선에 통속성이 가미된 장편소설 《탁류》를 발표했다.
1939년에는 완전한 통속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는 《금의 정열》을 발표했다.
1943년에는 《어머니》를 조선총독부의 검열 때문에 《여자의 일생》으로 고쳐서 발표했다.
일제강점기 말기에 발표한 《아름다운 새벽》(1942), 《여인전기》(1945)는 일제에 부역한 친일 소설이다.
광복 후 자전적 성격의 단편 〈민족의 죄인〉(1947)을 통해 자신의 친일 행위를 고백하고 변명했으며, 이 때문에 자신의 친일 행적을 최초로 인정한 작가로 불린다.
1950년 한국 전쟁 발발 직전 49세의 나이에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대표작으로는 단편 〈새길로〉, 〈사라지는 그림자〉, 〈레디메이드 인생〉, 〈치숙(痴叔)〉, 〈쑥국새〉, 〈패배자의 무덤〉, 〈맹순사〉, 〈미스터 방(方)〉, 〈처자〉 등이 있다.
중편으로는 《태평천하》, 장편은 《인형의 집을 나와서》(1933), 《탁류(濁流)》(1937), 《금(金)의 정열》(1939), 《냉동어(冷凍魚)》(1940) 등이 있으며 자신의 친일 행위를 고백한 《민족의 죄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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