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토불이 우리문학 121 】
며느리
이무영
책소개
〈며느리〉는 1955년에 발표된 이무영의 단편소설이다.
“얘들아, 오늘은 좀 어떨 것 같으냐?”
부엌에서 인기척이 나기만 하면 박 과부는 자리 속에서 이렇게 허공을 대고 물어보는 것이 이 봄 이래로 버릇처럼 되어 있다.
어떨 것 같으냐는 것은 물론 날이 좀 끄무레해졌느냐는 뜻이다. ─ 〈며느리〉 본문 중에서
고부간 사이에 틈이 벌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며느리가 시어미 말을 거역했다는 이 엄연한 사실이 박 과부의 의혹을 샀었고, 그렇게 보고 나면 그럴 만한 일이 없는 것도 아니다.
올 정월달에도 집에를 갔다 왔는데 또 간다는 것도 우습거니와, 요 한 보름 전에는 육촌오라버니인가 뭔가 된다는 젊은 아이가 다녀갔고 편지도 두 번이나 왔었다. 전에 없던 일이었다. ─ 〈며느리〉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이무영(李無影, 1908~1960)
본명은 이갑용(李甲龍), 아명은 이용구(李龍九)이며, 무영(無影)은 그의 필명이다.
1908년 지금의 충청북도 음성군에서 태어나, 1913년 지금의 충주시 신니면 용원리로 이주하여, 1920년 용명(龍明)학교 졸업 후, 서울로 올라와, 휘문고등보통학교에 입학했다.
1925년 휘문고등보통학교를 중퇴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세이조(成城) 중학교에 입학했으나 결국 중퇴하고 귀국했다.
1926년 소설 〈의지할 곳 없는 청춘〉을 발표하며 등단하였다.
1931년에는 극예술연구회에, 1933년 순문학을 추구하는 구인회에 동인으로 참가하였다.
1932년 《동아일보》에 〈지축을 돌리는 사람들〉을 연재하면서부터 작가로서의 지위를 굳혔다.
1939년 〈제1과 제1장〉, 1940년에 〈흙의 노예〉를 발표하면서, 이 시기부터 한국 농민 문학, 농촌 소설의 선구자로 불렸다.
1943년에는 친일 소설 〈토룡〉과 〈향가〉 등을 발표했다.
해방 후, 6.25 전쟁 때에는 염상섭, 윤백남과 함께 대한민국 해군의 정훈장교로 복무하기도 했다.
1960년 4월 21일 뇌일혈로 숨졌다.
대표작으로는 단편 〈제1과 제1장〉, 〈흙의 노예〉 등이 있고, 장편 〈의지할 곳 없는 청춘〉, 〈폐허〉, 〈먼동이 틀 때〉, 〈농민〉 등이 있다. 희곡으로는 〈팔각정 있는 집〉이 있다.